아버지의 등1 길 위의 화가 한생곤의 노란버스 《길 위의 화가 한생곤의 노란버스》 ,한생곤 글과 그림, 하늘숲, 2004 책을 읽으며 글쓴 이를 오롯이 만날 때가 가끔 있다. 그 사람이 한 권의 책인 경우가 그렇다. 책을 읽은 지 좀 흘러 가뭇하지만 반가움과 아쉬움에 몇 줄 어기적 거려본다. 책에 수록된 그의 그림은 이제껏 본 어떤 그림보다 더욱 마음을 훔친다. 떼를 써서라도 한 점 얻어, 집 한 켠에 걸어두고 보고 싶을 정도다. 특히 에 마음이 머문다. 은 나이가 차서야 우연히 발견한 아버지의 세월과 땀에 대한 깨달음을 화폭에 옮겼다. 피를 뽑기 싫어 도망치듯 놀고 오는 길에 처음으로 저자는 아버지의 노동을 본다. “아버지 혼자 피를 뽑고 계시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벼들이 가득 찬 논에 아버지는 하얀 모자를 쓰고 계셨고, 피를 뽑으실 때는 허리.. 2024. 4. 13. 이전 1 다음